Da Vinci's Pen

리엔님 타로 연교


 1. 키스를 하게 된 상황

아즐과 유우가 키스를 하게 된 상황의 발단은 플로이드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아즐의 방에 예고도 없이 찾아온 리치 형제는 아즐에게 모스트로 라운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고 합니다. 아즐은 리치 형제의 기행에 익숙해져 있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알맞은 대답과 지시를 내립니다. 그렇게 아즐은 이야기가 끝나나 싶었지만, 플로이드는 언제나처럼 그에게 돌발 행동을 했습니다. 있지~ 아즐. 작은 새우쨩이랑 키스는 했어?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 이 질문을 들은 순간 아즐은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서 귀를 톡톡 쳤다고 합니다. 당황한 아즐을 보며 제이드는 조용히 미소 짓는다고 해요. 아즐은 이 둘이 자신과 유우의 관계를 필요 이상으로 캐내기 전에, 얼른 내쫓으려고 했지만 둘은 막무가내였습니다.

플로이드는 계속해서 유우와의 진도와 어떤 느낌인지를 물었습니다. 제이드는 구태여 말을 얹진 않았지만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아즐을 봤고요. 아즐은 이 둘이 이런 시간에 찾아온 이유가 이것이었음을 깨닫고 얼굴을 붉힌다고 합니다. 얼른 나가라는 아즐의 외침에도, 플로이드는 아예 침대에 드러누워 말을 해주기 전엔 나가지 않겠노라고 농성을 벌였습니다. 아즐은 그런 플로이드를 보며 한숨을 내쉽니다. 질리면 어련히 돌아가겠지만, 그렇게 돌려보내면 내일의 업무에 지장이 생길 확률이 100%니까요. 무엇보다도 내쫓을 때까지 제이드와 플로이드에게 시달려야하는 자신의 처지도 신경 쓰이고요.

아즐은 농성을 벌이는 플로이드와 웃으며 지켜보는 제이드에게 아직 키스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걸로 끝이에요. 돌아가세요. 라고 말하고는 그들을 내쫓으려고 했지만……. 플로이드는 눈을 빛내며 더 얘기해달라며 달라붙어왔습니다. 아즐은 슬슬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지만 꾹 참고 그를 떨어뜨려놓습니다. 제이드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아즐을 떠본다고 해요. 인간들은 스킨십을 중요시 여기고 특히 키스를 소중하게 여긴다며, 인간들의 이야기에서도 키스가 얼마나 빈번하게 나오는지만 봐도 알지 않겠느냐 말이에요. 어쩌면 유우가 아즐에게 질릴지도 모른다면서 자신이라면 좋아한다고 말하는 주제에 키스 한 번 해주지 않는 사람에겐 정이 떨어질 거 같다.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 얘기를 들은 아즐은 조금 흔들렸다고 합니다. 인간이 키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육지에 대해 예습할 때 제이드와 함께 배운 것이었으니까요. 그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지만, 인간들의 언어로 '커플'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서로 키스를 하고, 사랑을 표현하는지를 떠올리니 제이드의 말이 크게 틀리지 않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플로이드는 흔들리는 아즐을 보며 싱글벙글 웃으며 얼른 작은 새우쨩에게 키스 해주고 오라고? 그러다가 뺏겨도 난 몰라. 라고 말하며 그를 부추긴다고 해요. 그리고 제이드는 아즐에게 책을 한 권 건넨다고 해요. 인간들은 이런 책을 교습서 삼아 연애를 배우고 '진도' 라는 것을 뺀다더군요. 자비의 마음을 담아 준비했으니 읽어주시길……. 아즐은 의미심장하게 웃는 제이드의 표정을 보고 이것은 함정임을 알았으나, 받지 않으면 그들은 나가지 않을 기세였기에 일단 받았습니다. 플로이드는 나가면서 내일 키스의 감상을 풀어달라며 웃었고, 제이드는 아즐이 차였을 땐 자비의 마음을 담아 상담을 해주겠노라 약속하고 방에서 나갔습니다.

아즐은 녹초가 된 몸을 침대에 뉘이고, 책을 침대 근처에 던져놨습니다. 이딴 책은 책장에 꽂을만한 가치를 가진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게 아즐은 잠에 빠져들고, 다음 날도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수업을 듣고, 모스트로 라운지 경영을 하고 돌아와서는 숙제와 자기관리를 해요. 아즐은 문득 침대 근처에 떨어져 있는 제이드가 준 책을 떠올립니다. <연애 초짜도 쓸 수 있는 연애 팁!> 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얼굴을 찌푸렸지만, 아즐은 휴대폰으로 이 책을 검색해봅니다. 그리고 화면을 가득 채우는 좋은 리뷰와 안 좋은 리뷰를 꼼꼼히 읽어보고 잠시 고민하다가 책을 읽어봅니다. 인간들의 연애는 인어의 연애와 다르니까... 미리 공부하는 거다. 지식은 원래 책으로 배우는 거니까, 하고요. 절대로 유우에게 키스를 못해서 차일까봐 걱정 되어서 읽는 건 아니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책 페이지를 넘깁니다. 여담이지만 책 제목을 보고 아즐은 순간 울컥했다고 합니다. 제이드 녀석, 제목도 노리고 골랐구나……. 하고요.

그리고 이 책을 덮었을 때의 아즐은 삶은 문어처럼 얼굴이 새빨개져있었다고 해요. 그는 책을 쾅 소리 나게 내려놓으면서 침대로 들어가 이불로 얼굴을 감쌌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묘사가 적나라한지 모르겠다면서요. 필요한 지식들도 가득 넣어둔 것 같은데, 여러모로 너무 적나라하다고 해요. 제이드가 준 교습서는 아직 육지 생활 2년차인 아즐에게는 여러모로 화끈한 내용이 가득한 책이었답니다. 어쨌든 그는 달아오른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잠에 들고자 노력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기에, 수면 시간이 평소보다 줄었으니까요. 그렇게 간신히 잠에 든 아즐의 꿈에는 유우가 나와 그와 진한 딥키스를 했다고 해요.

그렇게 아즐은 잠을 설쳤습니다. 딱 봐도 좋지 않은 컨디션이라, 유우도 그의 상태를 염려했지만. 어제의 책 내용과 꿈이 떠오른 아즐은 유우를 멀리했다고 합니다. 제이드가 쓸데없는 짓을 해서 유우를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다고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말이죠.

그렇게 모스트로 라운지의 영업이 끝나고, 마감 시간에 유우가 먼저 아즐을 찾아옵니다. 혹시 자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오늘 자신을 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건지, 도대체 왜 자신을 피하냐고 묻는 유우의 모습을 보며 아즐은 다시 어제의 꿈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아즐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아니라고 더듬더듬 말했습니다. 유우는 이에 무언가 잘못한 게 있다면 바로 사과하겠다며 허리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본 아즐은 펄쩍 뛰면서 유우의 잘못이 아니라고, 자신의 잘못이라고 해명했고요. 그게 무슨 소리냐는 유우의 표정을 본 아즐은 가늘게 한숨을 내쉬며 어제의 꿈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아즐은 등을 돌리고 얼굴을 가렸습니다. 수치스러워서 미칠 것 같다고 하네요.

유우는 꿈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아즐의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고 등을 돌린 아즐에게 속삭입니다.

 

그럼 진짜 키스하지 않을래요?

 

아즐은 어제 이상으로 얼굴이 빨개져서, 안경마저 비뚜름해졌습니다.

 

2. 누가 먼저 키스를 하는지

키스는 아즐이 먼저 한다고 합니다. 유우의 말을 들은 아즐은 몹시 놀라서 안경마저 떨어뜨릴 뻔 했지만, 침착하게 심호흡을 합니다. 그리고 유우가 혹시라도 자신을 놀리려는 의도로 이런 말을 한 것일까 싶어 그녀의 눈치를 살핀다고 하네요. 유우가 자신을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로 이런 말을 할리 없음을 알지만, 이미 리치 형제에게 된통 당해본 아즐은 의심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그 둘이 자신을 골리기 위해 유우에게 사주했을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런 의심이 무색하게 유우는 아즐을 올려다보며 키스, 하기 싫어요? 라고 말한다고 해요. 어딘가 시무룩해 보이는 말에 아즐은 화들짝 놀라 아니요! 하고 싶습니다!! 라고 외치고 그대로 구석으로 가서 머리를 박습니다. 지금 모스트로 라운지에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만약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말을 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하기도 싫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즐은 다시금 몰려오는 수치심에 안경도 잠시 내려놓고 마른세수를 합니다. 그렇게 큰 소리로 말을 하다니, 누가 봐도 키스를 못해 안달 난 짐승처럼 보이지 않냐고 자책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유우였다면 이런 모습에 정이 뚝뚝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잠시 그녀에게 혼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려 했지만 어느 새 다가온 유우가 선배는 역시… 저랑 키스하기 싫은 거군요… 라고 말하는 덕분에 그대로 돌아서서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라고 외친다고 해요.

유우는 이렇게 다급한 아즐을 처음 봐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릴 뻔 했다고 합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플로이드가 봤다면 문어숙회네~ 하고 놀릴 정도로 붉어진 얼굴, 삐뚜름해진 안경까지. 평소의 아즐에게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이잖아요? 이렇게 당황한 모습을 보니, 왠지 더 놀리고 싶어졌다고 해요. 유우는 이렇게 리치 형제가 왜 아즐을 놀리길 좋아했는지를 다시금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 유우의 생각을 전혀 모르는 아즐은 구구절절 유우에게 해명을 시작합니다. 유우에게 잘못은 전혀 없고, 그저 자신이 너무 욕망에 미친 짐승 같아보여서 그랬다고요. 자신은 그런 짐승이 아니거니와 땀내 나는 짐승 무리는 따로 있다는 말도 덧붙이면서요.

유우는 필사적으로 해명하는 아즐의 말에 결국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해맑게 웃는 그 모습을 보니 아즐은 심장이 철렁했다고 해요. 사랑스러워서도 있지만, 자신이 뭔가 웃긴 이야기를 했나 싶어서요. 어쨌든 웃음을 빠르게 멈춘 유우는 아즐의 목에 팔을 감고 키스해도 좋다고 합니다. 이에 아즐은 열이 잔뜩 오른 얼굴로, 두 눈을 질끈 감고 유우에게 입을 맞췄습니다. 유우는 입술 너머로 전해지는 온기에 그가 무척 달아올랐음을 눈치챘습니다.

 

3. 키스를 하는 동안 아즐의 생각

아즐은 심장이 너무 뛰어서 당장은 별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인어의 심장은 기본적으로 느리게 뛰기 때문에, 더더욱 귓가를 울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심장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해요. 어정쩡하게 차렷 자세를 유지 하던 팔을 풀고, 책에 적혀 있던 대로 유우의 양 볼을 감싸 입을 맞춥니다.

대중매체에서는 첫 키스는 레몬 맛이 난다고 하는데, 아즐은 레몬 맛보다는 사탕 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달고 달아서, 그대로 휘감아서 빨아먹고 싶은 그런 맛이요. 입술만 맞대고 있던 아즐은 이제 이후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중대하게 고민합니다. 이대로 입술만 맞대는 것은 키스라기 보단... 그냥 긴 뽀뽀가 아닌가? 싶었거든요. 보통 키스라고 하면 입술을 빨고, 혀를 뒤섞는, 오늘 밤 자신의 꿈에 나온 그런 행위를 키스라고 하니까요. 아즐은 어제 본 책의 내용 대로 유우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 혀를 진득하게 얽히게 할지 고민했지만, 과연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해도 될지를 생각한다고 해요. 어정쩡하게 하는 서투른 키스는 오히려 안 한 것만 못하다는 게 정설이니까요. 게다가 아즐은 첫 키스인걸요. 그렇다고 지금 입을 떼기엔 어쩐지 유우를 밀어내는 것 같아서 꺼려진다고 합니다. 책은 키스를 어떻게 하는지를 가르쳐줬지, 몇 초나 입술을 맞대고 있어야 키스로 인정해주는지는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는 필사적으로 유우의 눈치를 살피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걱정합니다. 오죽하면 등 뒤에 식은땀 까지 흐른다고 하네요. 이대로 본능에 맡겨서 유우를 잡아먹는다면, 그건 어느 기숙사의 욕망대로 사는 나태한 기숙사장과 똑같아지는 것이니만큼 꺼려지고요. 결국 이도저도 못하던 아즐은 눈을 질끈 감고 나는 역시 바보 같은 문어야, 하며 속으로 자학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4. 키스를 하는 동안 유우의 생각

유우는 몹시 즐겁다고 합니다. 아즐은 속이 타들어 가는데, 유우는 그저 여유로워요. 아즐이 이렇게 당황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몹시 드문 일이기에, 그런 그를 감상하기 여념 없다고 합니다. 언제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는 그가 자신의 앞에서 이렇게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무너진다니, 얼마나 귀여워요. 유우는 당장 그를 꼭 안고 아즐 선배, 귀여워요!! 라고 외치고 싶은걸 꾹 참고 아즐이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합니다.

살짝 눈을 뜰 때마다 아즐의 눈이 정처 없이 흔들리면서 입술이 달싹이는걸 봐선 혀를 섞고 싶은 것은 분명한데, 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 다 보이거든요. 자신이 조금 나서서 도와줄까, 했지만 아즐의 자존심에 타격이 갈까 싶어 일단 기다리기로 합니다. 만약 끝까지 이도 저도 못해서 자학 모드에 들어가면 그때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좋다고 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유우도 아즐과의 첫 키스에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하고요. 입술 너머로, 그의 목을 감은 팔 너머로 들리는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고 합니다. 심장 박동도 느리고, 자신에 비해 체온도 몹시 낮던 그이지만. 이런 때에는 보통의 인간보다도 빠르게 뛰고 체온도 높아지니 신기하다고 합니다.

유우는 그의 몸이 조금씩 굽는 것을 느끼곤 입술을 살짝 깨물어 떼어놓습니다. 그리고 달아오른 이마를 맞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고 해요.

 

괜찮아요, 아즐 선배. 하고 싶은 대로 해주세요.

 

5. 어떤 식으로 키스를 할까

키스는 전체적으로 조금 조급한 면이 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아즐과 유우 모두 첫 키스이기에, 어떻게 해야 좋은지 잘 모른다고 해요. 아즐이 미리 예습을 했다고 해도, 지식으로 배운 키스와 실전은 많이 다르니까요. 그래도 유우가 먼저 물꼬를 틔워준 덕에 아즐이 자신감을 찾았다고 합니다.

아즐은 먼저 책에 나온 대로 유우의 뒷목을 감싸고, 허리를 끌어안아 밀착합니다. 하지만 유우의 가슴이 밀착되자 아즐은 그대로 튀어오를 뻔 했습니다. 혀와 함께 경직된 아즐을 보며 유우는 몸을 가늘게 떨며 웃었습니다. 먼저 끌어안았으면서, 가슴이 닿자 그대로 굳는 모습이 너무 치명적이라고 해요. 유우는 아즐의 혀를 아프지 않게 깨물고 그를 끌어안았습니다. 가슴이 더욱 밀착되다 못해 짓눌린 것은 당연한 결과였고요.

아즐은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그녀의 말랑한 가슴이 짓눌릴 때마다, 뇌와 하반신으로 정확하게 반반씩 피가 몰리는 듯한 감각이 들었으니까요. 자칫 잘못하면 첫 키스를 하자마자 아랫도리에게 자아를 준 죄로 차이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도 몰라서 아즐은 키스에 100% 집중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째서 인간의 몸은 이렇게 번거로운지 모르겠다며, 그는 동공이 마구잡이로 흔들린 채로 생각한다고 하네요. 아즐은 이렇게 인간의 몸에 대한 신비 아닌 신비를 얻어간다고 해요.

하지만 아즐은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기에,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유우의 혀를 휘감았습니다. 마치 문어의 다리가 사냥감을 붙잡듯이 말이에요. 그는 붙잡은 혀를 살짝 깨물고, 노골적으로 빨았습니다. 맞닿은 점막 사이로 타액이 섞여 더 없이 미끈거렸기에 붙잡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는 노력가의 기질을 키스에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책에서는 키스를 하면서 애무를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지만, 그건 자칫하면 성추행이라고 여겨질 수 있기에 손을 그녀의 허리에 단단히 고정한다고 해요. 덤으로 자아를 갖게 된 하반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생각나는 노래를 아무거나 속으로 열창한다고 하네요. 유우가 아무리 다정하다고 해도, 키스 중 멋대로 자기주장을 하는 아랫도리 사정을 봐주지 못할게 분명하고. 아즐의 자존심이 결코 허락하지 않기에, 상상 속의 아즐의 목이 터질 정도로 노래를 불러댑니다. 하지만 그래도 유우의 가슴이 다시 짓눌리거나, 다리가 얽힐 때면 노래가 삐끗하지만요.

유우는 아즐과의 키스에 몰입하고, 그의 입술을 핥거나 깨물면서 장난을 치는 등 몹시 즐긴다고 해요. 아즐이 삐걱거리면서 즉각 반응이 나오는 게 몹시 놀리고 싶게 만든다고 해요. 아즐에게 장난을 치다가 눈이 마주 칠 때면, 그가 잔뜩 삐진 얼굴로 바라본다고 하는데 그 순간이 너무나도 즐겁다고 합니다. 유우도 자신에게 이런 짖궂음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하네요. 아즐이 속으로 육지의 찬송가를 열창하고 있을 때, 유우는 그저 아즐을 놀려먹기 바쁩니다.

 

6. 주도권은 누구에게

주도권은 대부분 아즐이 가지고 있다고 해요. 도중에 유우가 그를 자극하면서 장난을 치곤 하지만, 결국 키스를 이끌어가는 건 아즐이니까요. 유우도 주도권을 갖게 된다면 잘 하지만, 본인은 당장 그럴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아즐이 만족한다면 자신도 만족하는 것이니까요. 책이나 영화 같은 곳에서 나오는 키스는 서로 잡아먹을 듯이 굴곤 하지만, 아즐에게 그렇게 했다간 그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도망갈 것 같아 참기로 합니다. 게다가 이런 주도권 싸움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유우는 잔뜩 열이 오른 얼굴로 자신의 시선을 피하지만, 혀를 정직하게 얽혀오고 자신의 입 안을 뒹구는 아즐의 모습만 봐도 좋다고 합니다. 아즐 입장에서는 이따금 자신을 자극해오는 유우 덕분에 부를 노래가 많아져서 정신이 아득하지만, 거기까지는 유우가 알지 못합니다.

아즐은 주도권을 가졌지만, 이따금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해요. 키스가 너무 길어지면 유우의 숨이 막힐 테니, 적당히 끊어줘야 하는 데 끊는 타이밍을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숨이 막혀오지도 않는데 먼저 밀어내면 유우 입장에서는 거부당한 느낌이 들까 걱정되고요. 플로이드가 들었다면 뭘 그렇게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겠냐고 하겠지만, 아즐은 본인이 신경써주지 않으면 누가 신경 쓰겠냐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아즐은 유우를 서툴게 몰아붙이다가도 유우의 상태를 틈틈이 살핀다고 해요. 혹시라도 유우가 숨이 막힐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멈추려고요. 하지만 유우는 아즐의 생각보다도 멀쩡하게 해나갑니다. 결국 아즐이 먼저 숨이 막혀서 유우를 조심스럽게 밀어낸다고 합니다. 물론 숨이 막혀서 끝낸 티는 내지 않고요.

 

7. 키스를 마친 후 아즐이 하는 생각

아즐의 경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해요. 유우와의 키스는 몹시 즐겁고, 달콤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는 하반신 때문에 100% 즐기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도 한참 부족하다고 느끼고요. 아즐은 남몰래 자신의 가랑이를 살피고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첫 키스부터 성추행으로 인해 차이는 일은 모면했다면서요. 이후 기숙사에 가면 인간의 육체에 대해 다시 한 번 공부하기로 굳게 마음먹습니다. 인간의 몸이 불편하다고 불평만 늘어놔봐야 나중의 일에는 하등 도움이 안 된다면서요. 아즐은 발갛게 상기된 유우의 뺨을 문지르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가를 얕게 훑었습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이 장갑 위에 묻어났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밭은 숨을 내쉬는 유우에게 괜찮냐 묻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한 번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기분 좋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건 분위기를 깨는 말이라 하지 말라는 책의 내용이 떠올라 꾹 참고 유우의 입술에 가벼운 뽀뽀를 하는 것으로 대신 했습니다. 유우의 표정이 드디어 당황으로 흔들리자 아즐은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감정에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이게 인간들이 노래하는 사랑인지 아니면 드디어 당황한 얼굴을 봤다는 희열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굳이 캐내지 않기로 합니다. 너무 멋없어 보이니까요. 아즐은 장갑을 벗고, 유우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습니다. 그리고 잔뜩 붉어진 얼굴로 작게 사과합니다. 서투르게 해서 미안하다고요. 하지만 다음에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열의를 불태운다고 해요. 아즐은 자신의 처참한 키스 실력에 내심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고 하네요.

유우는 아즐의 말과 열의에 웃음을 터트리며 그의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줍니다. 그 입맞춤에 기껏 다시 쓴 안경이 비뚜름해질 정도로, 놀라고 당황했다고 해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장난스레 웃는 유우의 얼굴을 보니 분한 기분도 들지만, 그것보다도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하네요. 유우는 아즐의 손을 꼭 잡고 자신도 다음에는 더 로맨틱하고 능숙하게 해서 아즐 선배를 헤롱헤롱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다고 해요. 그 말에 아즐이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라고 외치는 건 덤이고요.

 

8. 키스를 마친 후 유우가 하는 생각

유우도 태연한 척 하지만, 많이 부끄럽고 또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첫 키스라니, 누구라도 설렐 수밖에 없잖아요? 아즐이 자신의 하반신을 살필 때, 유우도 손등으로 자신의 달아오른 볼을 쓰다듬었습니다. 우와, 엄청 뜨거워… 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건 덤이고요. 여담으로 아즐의 심장 소리에 묻혀 자신의 심장 소리가 아즐에게 들리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 다. 만약 아즐이 제 심장 소리를 들었다면 많이 부끄러웠을 테니까요.

첫 키스는 레몬 맛이 난다고 했는데, 유우는 바다의 맛이 났다고 합니다. 청량한 듯 하지만 어딘가 쌉싸름한 맛이요. 아즐이 바다 속에 사는 인어이기 때문에 이런 맛이 나는 것일까? 입 안에 아직 남은 아즐의 타액과 머리가 기억하는 혀의 감촉을 곱씹으며 타액을 목울대 너머로 삼킵니다. 역시 바다의 향과 맛이 나. 유우는 아즐의 입맞춤에 한 차례 당황했지만, 이어지는 그의 사과의 말에 잔잔하게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기술 부족으로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유우는 매우 만족했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아즐이 능숙했다면 도리어 당황했을 테니까요. 키스에 능숙한 아즐이라니… 유우는 아즐이 쑥맥이라 더욱 좋아하는 것이기에, 아즐의 이런 면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해요. 물론 아즐은 꿈에도 모르고 있겠지만요.

참지 못하고 아즐에게 볼 뽀뽀를 해주니, 바로 흐트러지는 게 정말 귀엽다고 합니다. 유우는 드디어 참아왔던 청량한 웃음을 터트리며 그에게 자신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해요. 아즐이 자신만 만족시키는 것은 불공평하니까요. 그 뒤에 아즐이 외치는 말을 들은 유우는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9. 결과

아즐은 그 뒤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육체에 관해, 특히 발기가 일어나는 과정과 그걸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했다고 해요. 혼자 있을 때라면 몰라도 키스를 할 땐 어떻게든 억제를 해야 하기에, 아즐은 자신의 장기인 노력을 백분 발휘한다고 합니다. 생리적인 현상이기에 완벽하게 조절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유우와 키스할 때는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해요. 아즐은 그것에 만족하기로 합니다. 너무 과도하게 조절하려고 했다간 더 큰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키스를 잘하는 법과 여성의 성감대에 대해서도 연구한다고 하네요. 인간의 성감대도 사람마다 다르다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있으니까요.

플로이드와 제이드가 아즐에게 첫 키스 감상을 풀어달라고 들이닥쳤지만, 어떻게든 지켜냈다고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 둘에게 평생의 놀림감을 제공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플로이드는 이로 인해 텐션이 낮아져서, 다음 날 영업을 땡땡이 쳤지만… 아즐은 그래도 자신의 약점을 지켜낸 것에 안심하고 플로이드의 월급에서 손해액을 뺐습니다. 제 이드는 여전히 아즐에게 연애 비법서를 전달해준다고 하네요. 아즐은 제이드가 주는 것들 중 리뷰가 좋은 것만 읽었지만, 이따금 제이드가 아즐을 놀리기 위해 끼워둔 함정🔞을 밟고 얼굴이 새빨개져서 제이드!!! 하고 소리치는 일도 생겼다고 합니다. 아즐은 유우가 이 일에 대해서 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리 쌍둥이들에게 입막음을 해놓길 잘했다며 자신의 선견지명에 대해 감탄합니다. 키스를 한 뒤로 유우와 가벼운 입맞춤 정도는 단 둘이 있을 때 주고 받지만, 키스는 아즐이 100% 준비 되었다고 생각할 때까지 하지 않는다고 해요. 실전이 최고의 연습이라고 하지만, 너무 밝히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되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아직 그는 육지 나이로 2살이니까요. 인간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유우는 아즐이 키스에 대해서 열심히 연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플로이드가 넌지시 얘기해줬거든요. 아즐이 입막음을 하긴 했지만, 그걸 지킬지 말지는 자신의 선택이라고 하면서 말이에요. 유우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아즐이 너무 귀여워서 히죽 웃었고, 플로이드는 그 표정을 보고 표정이 징그럽다고 코 멘트를 남기고 떠났다고 합니다.

유우는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아즐이 귀여워서, 이따금 단 둘이 있을 때 가벼운 뽀뽀를 해준다고 해요. 키스는 아즐이 준 비되면 하는 것으로 미뤄두고, 이런 가벼운 뽀뽀라면 별다른 테크닉이나 눈치가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뽀뽀를 받을 때마다 꾸준히 당황하는 아즐의 반응을 보는 게 즐겁기도 하고, 이젠 먼저 뽀뽀 해달라고 요구하는 아즐이 너무 사랑스러우니까요. 처음에는 뽀뽀를 받으면 누가 올지 모른다고 말했으면서, 지금 은 오늘은 왜 뽀뽀 해주지 않느냐고 조심스레 묻는 아즐이 마냥 귀엽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우는 종종 일에 지친 아즐에게 일을 잘 해내면 뽀뽀를 세 번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해요. 얼굴은 잔뜩 붉어졌으면서, 약속을 꼭 지키라며 황금 계약서까지 내밀며 사인을 요구하는 게… 정말 아즐다워서 좋다고 한 답니다. 유우에겐 가벼운 장난이지만, 아즐은 무척 진지하니까요. 부모님께서 뽀뽀를 해줄 땐 약간 귀찮다고 느껴졌던 스킨십이, 유우가 해줄 때는 그저 행복하다는 게 아즐은 조금 신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즐은 그렇게 키스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유우에게 먼저 키스를 해도 되느냐 묻는다고 합니다. 물론 모스트로 라운지의 풀코스 요리를 대접하고 난 뒤에요. 키스를 할 땐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했으니까요. 유우는 아즐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목을 감싸 안았습니다. 아즐은 옅게 미소 지으며 유우의 입술을 집어삼켰습니다. 처음에 비하면 많이 익숙해졌지만, 역시 실전이 되니 떨려서 제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네요. 하지만, 유우와 아즐은 모두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할 입맞춤은 오늘보다 더 달콤하게 하겠다고 서로에게 약속했다고 해요.

빤짝컴션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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